글 방

물들고 싶어요

삼홍김기덕 2013. 7. 9. 14:55
      물들고 싶어요
            김기덕
세탁하기 위해 색깔 옷을 한곳에 넣어
세제를 풀어 담가 놓았더니
그렇게 하면 물든다고 했습니다.
뽀로로 보던 조카가 뽀로로 흉내를 내고 있습니다.
뽀로로에 물들었나 봅니다.
함께 하면 물드나 봅니다.
아이들이 어른보다 물이 잘 드는 것은
한 번도 물들지 않은 순수함 때문입니다.
노는 물이 어딘가에 따라서~
바닷물과 함께하면 짠물 들고
강물과 함께하면 싱거운 갱 물 드나요?
딴나라당과 함께하면 속물이 들어
신물이 날 수 있습니다.
그리워만 하면 눈물이 얼룩지지만
사랑하세요. 그럼 단물이 들어요
구정물에도
흙탕물에도
잘 자라는 연꽃에 계절입니다.
아름답고 향 좋은 연꽃에 물들고 싶어요
행여 물이 들까 봐 다가서기가 주저 스러운
물든 사람들이. 넘쳐 나는. 세상에
물들고 싶은 사람은 어디.
2013년 7월 9일 오후 2시 50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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