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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어도 아무 탈 없었으면

삼홍김기덕 2013. 7. 8. 11:58
선 넘어도 아무 탈 없었으면
 김기덕
엊그제 남쪽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 통일각에서
남북 실무회담을 했다고 하였습니다.
하루속히 개성공단이 정상화되어 더 이상 피해 보는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더불어 금강산 여행도 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언제부터 남북이 대치하게 되어서 38선이 생기고 군사분계선이
생겼단 말입니까?
중앙선도 유턴하면 넘어갈 수 있는데
내 인생을 유턴하고 싶습니다.
잘못되었던 것을 바로 잡아놓고 오고 싶습니다.
장마철이라 수평선에서 지평선에서 뜨고 지는 태양을 못 본 지도 몇 날 되었네요
이웃과 이웃의 경계선이 담인데 그담을 허물어 차가 지나가도록 하는 이웃이 있는가 하면
이웃이 다니던 길을 작은 이익 때문에 막아 버리는 이웃도 있습니다.
옛날에는 담이 있어도 담 너머로 음식이 넘어다니고 담 너머로 수다도 넘어다녔지요
성춘향과 이몽룡도 담 너머로 사랑을 전화고 사랑을 싹 틔운 지도 모를 일이지요
선은~못 넘어오게 하는 표식이 아니라
선은~산과 산 사이를 연결해주는 능선
선은~너와 나 안부는 묻는 전화선
선은~삶에 없어서는 안 될 전기선
선은~서울. 부산을 빠르게 오고 갈 수 있는 선로
지하철도 여기 포함되겠지요
선이 없다면 내가 글을 어떻게 블로그에 올리랴
그래서 선은 우리에 잘못돼가고 있는 마음을
선하게 해주는 참선이기도 한데
보험 사기꾼들은 중앙선을 넘을 수밖에 없는 곳을 골라
선을 넘는 차를 들이박고는 돈을 요구한다고 합니다.
선은 총칼을 마주하는 군사경계선이 아니라
내가 무탈하게 갈 수 있는 차선이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선을 사용하면 돈을 내야 합니다.
하지만 선행은 돈이 안 듭니다.
뭐라고요. 돈 드는 선행이 더 많다고요
2013년 7월 8일 오전 11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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