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방

어떤 이름 으로

삼홍김기덕 2013. 7. 2. 18:11
 어떤 이름 으로
              김기덕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추님의 꽃이란 시의 구절입니다.
꽃이란 시를 읽다가 문뜩 나는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가 하고 생각해보았네요
집에서는 혼자 있어서 이름이 없고
친구들은 김 작가로 부릅니다.
절 만날 때마다 사진 찍고 있어서
마을신문에 기사 쓰는데 참여한다고 김 기자로 불리고 김형 김샘 기덕 씨로
여러분은 어떤 이름으로 불러 지고 있나요
혹 듣기 싫은 이름으로 불러 지고 있나요
나이 먹으면 이름이 자꾸 줄어들어요
아버지가 부르시던 애비야
형수가 불러주던 대름
고향에 자주 안 온다고 돌 김가라는 이름도 잊혀 가네요
오늘은 여보 라고 불리는 사람에게로 가서 안겨 잠들고 싶어요
뭐라고요. 장가부터 가라고요. '알았시유
2013년 7월 2일 오후 6시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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