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출한 오후 출출한 오후 // 김기덕 점심을 4,000원짜리 비빔밥을 한 그릇 했더니 5시도 안 되었는데 배가 고프다 돌아다니며 커피는 6잔 얻어먹었는데 커피는 아무래도 배고픈 거랑 상관이 없나 보다 두 시간을 참아야 하는데 지금 뭘 먹으면 저녁밥 먹는 데 지장이 있고 다이어트하는 것도 아닌데 빵 .. 글 방 2017.02.27
가까이 오세요 가까이 오세요 // 김기덕 가까이 오세요 멀어지지 마세요 우리가 어떻게 만난 사인데 팔짱 끼기 뭐하면 손잡고 갑시다 인생 머 얼마나 산다고 정답게 삽시다 웃음을 잊지 말고 서로서로 챙겨주며 사랑하며 살아갑니다 사랑하며 살아갑니다 2017년 2월 25일 저녁에 글 방 2017.02.26
부르나니 어머니요 찾는 것이 냉수로다 부르나니 어머니요 찾는 것이 냉수로다 // 김기덕 누가 말 좀 해주세요 예 제발요 괜찮을 거라고 별일 없을 거라고 비 온 뒤 날이 개듯 맘 놓고 기다리면 된다고 사람들은 현실을 살면서 불안하거나 일이 잘 안될 때 스스로를 위로하거나 누군가에게 위로받기를 원하지만 맘 되로 안될 때.. 글 방 2017.02.24
나른한 봄날 나른한 봄날 // 김기덕 새소리 물소리는 어디서 들려오나 흰 구름 바람 소리 어디로 지나가나 복사꽃 만발한 데 꽃 구경하며 쉬어나가지 빨리 간다고 좋아라 하고 늦게 간다고 뉘가 화내랴 봄날은 본디 나른한 거잖아 2017년 2월 21일 깊은 밤에 글 방 2017.02.23
봄오는 삼월 봄 오늘 삼월에는 // 김기덕 봄 오는 삼월에는 매화꽃 만발하는 순매원으로 대중교통 완행열차 타고서 가자 진달래 곱게 피는 사월에는 지리산 뱀사골 수달래가 최고라지 꽃밭에 숨어서 사진도 찍고 그지역 토속음식 찾아서 먹어보자 2017년 2월 21일 밤중에 글 방 2017.02.22
경계 경계 // 김기덕 간다고 아니 가고 온다고 아니 오고 온 적도 없는데 가라고 하고 간 적도 없는데 오라고 하네 오고 가는 경계가 없으니 봄이오니 꽃이 피고 가을 오니 낙엽 지내 2017년 2월 7일 한 밤중에 글 방 2017.02.07
최순실 씨를 보며 최순실 씨를 보며 // 김기덕 가끔 외출할 때 구겨진 옷을 다려 입는데 옛날에는 6~70년대 솔에 물을 찍어서 옷 위에 물을 칠해서 다렸지만 요즘은 스팀다리미가 좋아서 그럴 필요가 없지요 옷 위에 바로 물 칠을 하면 옷에 얼룩이 생기고 옷이 번들거리기도 해서 도화지 크기 정도에 광목천.. 글 방 2017.02.02
나는 나는 봄바람 나는 나는 봄바람 // 김기덕 1 나는 나는 봄바람 내가 내가 지나가면 얼었던 땅이 녹아내리고 빨간 노랑 흰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고 새들이 노래하면 나도 따라 노래하지 달래 냉이 씀바귀는 밥상 위서 춤을 춘다 2 나는 나는 봄바람 내가 내가 지나가면 얼었던 땅이 녹아내리고 파란 보라 .. 글 방 2017.01.25
무제 무제 // 김기덕 휴일인 줄 모르고 출근해서 일한 적 있었지 한나절이나 일하다 알았지 이발소 쉬는 날 머리 하러 가듯이 텃밭에 매화도 봄인 줄 알고 피었지만 나처럼 착각했겠지 이 모든 것이 내게도 책임이 있겠지 지구 온난화 하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방 온도도 낮추고 직장 난로도 .. 글 방 2017.01.24
동백꽃 지기전에 동백꽃 지기전에 // 김기덕 그 옛날 누이가 처음 한 입술 화장처럼 붉디붉은 동백꽃이 엄동설한 추위 앞에 당당 도하다 몽둥이 든 엄니를 피해 도망가던 누이를 따라가며 얼레리 꼴레리 얼레리 꼴레리 큰일났데요 큰일났데요 놀리던 어린 시절 생각나 안부 전화걸었더니 돌 지난 손녀 본.. 글 방 2017.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