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뜩 그 시절이 그리워서
김기덕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학교 갔다 오면 친구들은 소 몰고 꼴 베로 가고
전 나무하러 다녔지요. 사실 밭에 나가 김매는 것 보다는 나무하는 것이 좋았으니까요.
그 시절만 해도 열살 이상이면 집안일을 거들어야 할 시절이었지요
요즘처럼 햇감자가 나올 때면 감자케는 밭에 가서 감자를 좀 얻어다가
나무 한 짐 하고 난 뒤 주위에 친구들을 불러모아 그 당시 공책크기만 한
평평한 돌을 주워서 그 위에 나뭇잎을 깔고 감자를 넣고 흙을 이겨 덮고서
아궁이를 만들어 불이 피우다가 감자가 익었는지는 나무젓가락을 만들어서
찔러 보면 익으면 감자가 묻어 나오지요. 이렇게 해서 감자를 삶아 먹으면
그 맛은 안 먹어 본 사람들은 이해할 수가 없지요
친구들이 많을 때는 자갈밭에 장작불을 해놓고 자갈이 달궈 질 때쯤
감자를 묻어 두었다가 꺼내 먹으면 그 맛도 일품이지요
요즘처럼 스마트 폰 게임에 빠진 아이들에게 체험 한 번식해 보게 하면 좋으련만
밀 서리 콩 서리도 해보고 보리 이삭 주어다가 과수원에 가서 복숭아로 바꿔 먹던
생각도 나네요. 가을이면 나락 이삭 주어서 사과 바꿔도 먹고
가마솥 밥이 그립네요. 가마솥 뚜껑에 기름 두르고 부추 전 해먹으면 풋고추 썰어 넣고